2009년 10월 28일
Gunslinger Girl 11

■ 7월 30일날 발매했다는데 지금까지 멍때리고 있다가 교보에서 인터넷 주문도 안되는 크리를 쳐맞고 결국 주문해놓고 1주일을 기다려야 하는 사-_-태에 빠졌습니다 허이구 니미 안돼 이럴 순 없다. 결국은 주문해놓고 도저히 책이 올때까지 쑤셔올 좀을 견딜 자신이 없어서 살짝 나쁜짓. 아 아니 책은 산다니까요...
■ 이번에도 훌륭. 어차피 내가 빠돌이인데 깔리가 없지요(..) 아이다 유우가 처음 이 책 낼때의 그림체와 비교하면 참 감개무량하달까, 표현력 - 특히 인물의 표정을 동원해서 (11권은 좀 인상만 들입다 쓰는 장면이 많기는 했는데) 뭔가를 표현하는 수법이 참 인상적으로 굳어졌구나 싶습니다.
페트라가 등장하면서 이야기의 톤이 확 변했었고, 여전히 페트라-산드로 콤비는 조금 다른 위치에서 날카로운 역할로 자리잡은 것 같은데 이번 권에선 별로 비중이 없네요. 2기생은 등장했지만 (2기생 숫자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아직은 1기 프라텟로의 저마다의 결말이 나기 전까지는 일단 보류인 모양.
■ 쟈코모 단테와 크로체 형제 - 광기에 대한, 복수의 광기
적어도 지금까지만 놓고 보면 쟈코모 단테가 쟝-리코, 죠제-헨리에타조에게 있어서의 종결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결말이 어찌 날 지는 미지수. 쟈코모 단테에까지 이르른 두 형제를 보면... 평소와 별로 다를 것은 없어보이는 쟝에 비해서, 죠제의 변화는 꽤나 격렬하게 비춰지는 편.이쯤하면 거의 딴 사람처럼 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한데... 양동을 위한 정면돌입조 - 거의 반쯤 버림수에 가까운 - 에 2명의 의체를 선발할 당시 내뱉는 대사가, 보면 아주 이미 사람 속이 이미 퍼렇게 타고 있어서 눈에 뵈는게 없는 상황입니다. '그녀는 날 위해서 만든 시체의 수를 세고 있습니다...' 라며 씁쓸해한다던가, 헨리에타에게서 엔리카의 잔영을 바라보던 모습은 이미 온데간데 없군요(사실 이미 몇권 전부터 죠제가 헨리에타를 어떻게 여기느냐 하는 태도의 변화는 은연중에 표시되어 왔습니다만). 쟝의 복수는 기본적으로 엔리카를 위한 복수이기도 하다는 걸 생각하면 이걸 뭐라고 해야할지.
오히려 쟝 쪽이 뭔가 생각한 눈치로, 헨리에타를 정비 직후라는 이유로 후방 지원으로 뺀 것이 뭔가 이유가 있어보입니다. 정많은 동생이 헨리에타를 아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인지, 아니면 다른 무슨 생각이 있어서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의도적으로 그려진 저 한컷의 뜸은 충분히 의도를 의심해봄직한 상황. 정작 죠제가 헨리에타를 대하는 태도가 아주 변했다는 사실까진 주변머리가 안 돌아간 눈치입니다만... 이런 상황에서 저런 숨겨진 마음씀씀이를 구사할 여유가 있는 거라면, 최소한 쟝은 본래의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있다는 소리겠죠. 형만한 아우가 없나... 죠제의 내면적인 맹목과는 정반대로 와닿는 장면.쟈코모 단테에게 있어 이번 종루점거는 꼭두각시를 내세운 위력정찰이나 전초전 쯤의 위치였을텐데, 대단하다면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 사회복지공사와 군경을 있는대로 골려주고 타격까지 입힌데다 의체에 대한 실험시도까지 성공시킨 셈이니 - 아마 다음권이나 다다음권쯤이 될 크로체 형제와의 본판 맞대결은 예상을 넘어서는 악랄함을 기대해봐도 되겠습니다. 아니 뭐 이런걸 다 기대하지 난 변태인가 하는 생각이 살짝 드는데 걍 무시.
■ 헨리에타의 기원 - 트라우마
1기생의 수명은 분명 꽤나 아슬아슬한 것 같고, 지난 권에서부터 이상조짐은 이미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었는데 이번엔 지워진 기억의 재부상까지 나와서 플래그를 한껏 세우는 중. 이제껏 헨리에타 본인의 과거에 대해서는 1권에서의 간략한 사건언급밖에 없었는데, 권초의 멘테넌스 과정에서 헨리에타가 겪는 회상을 빌어 '그 사건'을 그려놓았습니다.벨리살리오에게 있어서 이 조치가 무슨 의미를 갖고있는지는 이 복선만 가지고는 사실 그냥 복선만 먼저 깔아놓은거라 잘 모르겠고, 최소한 헨리에타가 '지운 기억' 속에 존재하는 트라우마에 영향을 받기 시작한 건 확실. (GIS 대원의 복면에 무의식적으로 반응) 이게 헨리에타의 수명문제가 임박했음을 그리는 건 맞는 것 같은데, 그게 헨리에타가 죽을 플래그인지는 판단하기에 시기상조로 보입니다. 최소한 크로체 형제의 복수에 결말이 지어질 때까지는 살아남을테고, 그 과정에서 이 공포기제가 어떻게 작용할지가 관건이 되지 않을런지.
최소한 11권에서 이 문제로 인해 좀 안 나가는(..) 헨리에타는 꽤나 위태위태한 위치에 빠졌습니다. 이것도 저것도 모조리 시야 밖으로 내던지면서, 이전과는 달리 '의체'로서의 역할을 헨리에타에게 맹렬하게 요구하고 있는 반면 정작 이 아가씨는 트라우마때문에 앞가림조차 안되고 있는 마당이니-_-;
근데, 여기서 문제는 쟝과 죠제의 성격 차이입니다. 우선 쟝은 리코를 철저하게 '내 칼' 취급하고 있습니다. 반면 지금의 죠제는 비슷한 듯 보이지만, 죠제는 헨리에타에게 도구가 될 것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자신과 같은 복수자가 될 것을 요구한다는 게 다릅니다. 의체를 남들보다 비교적 사람으로 취급하는 부류이기 때문에 더 문제가 된달까. 만약 리코가 실패할 경우 쟝은 리코를 내버릴 테지만, 헨리에타가 실패하면 죠제는 헨리에타를 탓하고 원망하며 증오할 거라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헨리에타의 맹목적인 정체성은 완벽하게 부정될 테고... 그 뒤는 뭐어, 상상에 맡겨도 대충 느낌이 오죠.그 부분을 접어두고라도 헨리에타가 의체로서의 자신의 기원에 대해 자각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것만으로도 최소한 '오직 담당관인 죠제만이 세상의 전부나 마찬가지인, 맹목적인 소녀로서의 헨리에타'는 부정되고 마는 상황인데... 모로가도 헨리에타의 최후가 조만간에 그려진다면, 그리 싱거운 뒷맛이 남는 일은 없을 거라고 기대해도 되겠습니다. 복수의 결말이 어찌 날 지를 기대할만한 이유가 하나 더 있는 셈.
■ 트리에라와 히르샤 - 존재의 이유, 행동의 이유
헨리에타와 아주 대조적인 프라텟로가 바로 트리에라-히르샤 조. 10권에서 자신의 과거와 대면+격정속에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고 수용-이라는 성장을 거쳐 독보적인 의체로 거듭난 트리에라가 존나 눈부시.. 우옷 눈부셔. 눈부셔서 히르샤의 소심함이 돋보이는게 거슬린다면 거슬릴까.

내적성장이 능력치에 반영됐는지 전투에서도 완전 주인공보정. 로켓을 차내고 유탄을 빗겨내고 먼치킨... 이었는데, 결국 자신의 제1목표는 베아트리체의 희생 아래에서 이루어졌습니다. 히르샤는 그저 트리에라의 무사귀환에 안도할 뿐인건지, 아니면 베아트리체의 죽음까지 생각하고 있는지 의중이 불명한데, 이게 어른으로서의 감춤인지 아니면 원체 없어서 안 드러나는건지는 분간이 안 갑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히르샤는 참 순수(..?)한 어른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트리에라는 새삼 자신이 갈 길에 계속 더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해질거라는 걸 깨닫는 눈치.이 프라텟로가 투샷으로 나오면 딱 느낌이 다른게... 담당관과 의체의 시선이 서로를 향하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집니다. 대부분의 프라텟로가 두명이 나란히 서거나 해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쪽으로 등장하는 일이 많은 것과 꽤나 대조적. 10권에서의 일도 있고 해서, 히르샤-트리에라가 서로 바라보는 장면은 꽤나 느낌이 다릅니다. 그냥 보면 부녀같기도 하지만, 삐딱하게 보면 연인 (이라기엔 나이차가 너무 나려..나?)처럼 보이는게, 히르샤가 꽤나 애어른이라서 그럴지도--;
■ 단역들 : 또다른 두 1기생의 최후
베아트리체 - 11권의 MVP단역. (단역이라기엔 다른 권에서 이름이 언급되거나, 짤막하게 등장한 적 자체는 있긴 하지만)

이룬 일과, 그 일을 해낸 계기의 대조가 참 짖궃은 씁쓸함으로 남습니다. '그런 나 같은 겁쟁이가 할 수 없는 일을 하는게 네 역할이란다.' 라는, 그저 말많은 담당관의 그 한마디가 베아트리체의 전부를 규정짓는 결말. 기쁨도 두려움도 이해할 수 없었던 그녀에게 그건 단 하나의 유일한 진리와 정답이었겠지요.
결과적으로 그녀의 희생은 트리에라를 구해냈고, 트리에라의 삶의 목표도 지켜졌습니다. 하지만 베아트리체 본인이 던진 '죽는 건 무섭나요?' 라던가, 크라에스에게 했던 '그건 즐거워?' 등의 질문은 질문인 채로 끝. 마지막 한마디 외침인 'トリエラ 伏せて!' 에, 어떤 종류건 감정이 있었을지 아닐지도 사실 모르겠지만, 최소한 그러한 부류의 질문의 답을 손에 넣다고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단역이라서 그래요~ 라고 하면 그 뿐이기야 한데, 단순한 엑스트라의 퇴장으로 치부하기엔 이벤트의 의미가 묵직합니다. 특히 트리에라에겐 말이죠.
실비아&키아라 - 1기생. 실비아는 존나 오 마이 취향(..). 이 반곱슬 긴머리가 무지무지 귀여웠는데 현관 클레이모어트랩이 가차없이 출연종료시켜버림 orz. 아...아니 시발 아무리 정면돌입조였다지만 시발....;;; 키아라는 직격은 면하고 생존. 엉엉 내 실비아 살려내라 나쁜자들아
■ 죠제 + 엔리카 vs 쟝 + 소피아 - 하나의 복수, 두 쌍의 남녀
◆ 엔리카

이제껏 죠제의 복수의 이유가 되는 상징적 존재, 혹은 죠제를 감싸고 도는 족쇄의 망령으로서만 묘사되거나 등장했던 엔리카의 생전의 이야기가 처음으로 밝혀졌습니다. 고위 관료 집안에서, 우수한 오라버니들 아래의 막내딸로 태어나 장래가 촉망받는 유능한 작은 아가씨였던 엔리카였지만, 바쁘기만 한 가족들 사이에서 외로운 처지를 불평해야만 하기도 하는 그의 처지를 신경써준 것은 죠제 뿐이었던 것. (사실, 크로체 부부는 몰라도 쟝은 드러나지 않았을 뿐 엔리카를 '자기 나름대로' 신경쓰고 있었던 거긴 합니다만..)
죠제에게 있어 엔리카는 그저 여동생이 아니라 자신이 지키고 지지해야 할 존재였다, 라는 배경에 (새삼스러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디테일을 더하는 대목입니다만 실상은 그냥 모에캐러 하나 더 추가했을 뿐인 것 같(엔리카 귀여워요 엔리카)군요. 아니 하긴 그것도 참 죠제의 복수동기에 설득력을 마구마구 부여하는 수단이긴 하네요.
하지만 정작, 쟝이 먼저 사관학교에 입학을 이유로 떠넘겨받게 된 동생을 두고 자신도 군경찰에 입대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아무런 내용이 나와있지 않습니다. 내용을 짚어보면 3년의 시간차를 두고 따라들어간 것 같습니다만... 쟝과 마찬가지로, 할아버지와 같은 군인이 되겠다는 장래희망의 관철이었을까요? 쟝의 입대 당시 동생을 돌보지 않는 형에 대한 힐난이 있었던 것을 보면, 결코 엔리카를 혼자 둘 거라는 사실을 두고 아무렇지도 않게 군에 지원하진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 소피아
꽃미남_중위를_노리는_여하사의_오렌지_눈빛.JPG농담. 죠제에게 엔리카가 복수의 이유라면, 쟝의 복수의 이유가 되는 인물이 바로 약혼녀 소피아. 쟝이 소피아를 만나고, 어떤 관계에까지 이르렀는지를 이어서 그려놨는데 허참, 영내커플이었습니까그려.
두란테가 워낙에 참한 아낙(..)으로 나와있어서, 위에 엔리카 때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설득력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아니 이런 약혼자를 테러로 잃었으니 복수에 열이 오르는것도 이해할 만 하지 않습니까 나라도 당장 칼을 득득 갈겠네요 거 아니 심지어 약혼도 했다고 내가 홀아비라니 나를 홀아비로 만들다니 너임마 시발! .......
여튼 두란테가 쟝을 함락(?)하던 당시의 대사인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 만큼 차가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요!' 와, 도리어 그런 자신의 형을 '예전부터 자기 본위였어' 라고 평하는 죠제의 대비는 형제가 서로간에 끼고 있는 오해를 엿보게 하는 부분 되겠습니다.


사실 일찌감치 형제는 서로에 대해서 조금씩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었던 거고, 그 すれ違い를 눈치챌 무렵에는 뭐가 늦어도 아마 늦었을겁니다. 대가가 뭐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두 형제가 담당하고 있는 의체가 그 依り代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군요. 헨리에타는 심지어 처음부터 위치가 그런 편이기도 했거니와... 반면 리코의 경우엔, 아마 좀 더 극적인 변화를 겪게 될 겁니다. 물론 그렇게 된다면의 이야기.
죠제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자신만큼 엔리카를 위해주지 않는 형에게, 포기 뒤섞인 원망을 지우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만, (복수에 그저 덮여있을 뿐이고) 그건 일단 다음 권을 두고 보도록 하지요.
여하튼 이번 권도 참 흥미진진하게 잘 읽었습니다 아이다 유우님. 다음권도 사드립니다 굽신굽신. 근데 연재속도 좀만 더 빨ㄹ...
근데 그건 그렇고 빠심을 담아서 전력으로 감상글을 쓰긴 정말 간만인 것 같습니다 이거. 아 시발 이거 이렇게 힘든 일이었나... 덮어버린 블로그 보면 당시에 참 무슨 힘이랑 머리로 저렇게 했나 싶다니까.
# by | 2009/10/28 16:19 | Comics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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